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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2 2023

[르포] "김치의 본질을 재해석하다"…대상 종가, '김치 블라스트 서울' 가보니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가 성수동에 조성한 '김치 블라스트 서울' 전경. [사진=청년일보]

▲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가 성수동에 조성한 ‘김치 블라스트 서울’ 전경. [사진=청년일보]

 

【 청년일보 】 오랜 시간 세계 무대에서 김치의 맛과 품격을 알려온 대상의 김치 브랜드 ‘종가’가 김치를 주제로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오는 15일까지 운영하는 팝업스토어 ‘김치 블라스트 서울'(이하 김치 블라스트)은 해체주의를 모티브로 조성된 공간이다. 해체주의는 익숙한 기존의 사상을 파괴하고 본질을 탐구해 새로운 개념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김치 블라스트에서는 실제 김치를 찾아볼 수 없다. 대신 그 공간을 김치를 모티브로 한 타이포그래피, 미디어아트, 매거진, 음식 등 다양한 작품이 가득 메우고 있다.

‘김치의 새로운 시대’를 슬로건으로 김치의 기존 이미지를 파괴, 본질에 집중해 새로운 모습으로 재해석한 종가의 팝업스토어를 기자가 찾아 대상이 전하고픈 메시지를 들어봤다.

 

MZ세대가 즐겨 찾을 법한 클럽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음악이 김치 블라스트를 가득 메웠다. [사진=청년일보]

▲ MZ세대가 즐겨 찾을 법한 클럽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음악이 김치 블라스트를 가득 메웠다. [사진=청년일보]

◆ 방문객 30% 이상이 외국인…”김치의 새로운 시대” 

김치 블라스트는 매일 오픈런이 이어질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블라스트 서울을 방문한 날 역시, 오픈 시간인 오후 2시 이전에 찾았음에도 이미 많은 대기 인원을 자랑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대기줄에서 들려 오는 낯선 언어들이었다. 대상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김치 블라스트를 찾은 외국인은 전체 방문객 중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에 맞춰 대상은 한국어와 외국어에 능통한 북미권 안내직원도 현장에 배치하고 있었다.

김치 블라스트의 외관은 오래된 주택으로, ‘종가’라는 이름에 걸맞은 시간의 흐름을 담고 있었다. 내부는 나무로 제작된 회전문 입구를 통과해 들어서야 했다.

시간의 흔적이 담긴 문을 지나 들어선 내부의 모습은 밖에서는 예상할 수 없었던 풍경이었다. MZ세대가 즐겨 찾을 법한 클럽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음악이 공간을 가득 메웠다.

복도 형태로 조성된 입구의 한쪽 벽면에는 지난달 대상 종가가 새로운 앰버서더로 발탁한 아이돌 ‘세븐틴’의 멤버 ‘호시’ 영상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영상은 K-아이돌의 뮤직비디오처럼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고 있었다. 이는 김치의 세계화를 선언하고 ‘김치의 새로운 시대’를 슬로건으로 내건 종가의 포부를 담고 있었다.

 

김치라는 하나의 음식이 얼마나 많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지는지 표현한 작품. 또한 이 작품은 여러 잎으로 구성되는 배추의 특징과 켜켜이 시간이 쌓이며 깊은 맛이 짙어지는 숙성의 과정을 표현했다. [사진=청년일보]

▲ 김치라는 하나의 음식이 얼마나 많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지는지 표현한 작품. 또한 이 작품은 여러 잎으로 구성되는 배추의 특징과 켜켜이 시간이 쌓이며 깊은 맛이 짙어지는 숙성의 과정을 표현했다. [사진=청년일보]

 

◆ 종가의 과거와 미래…그 사이를 메운 기술 

복도 끝에는 김치를 상징하는 붉은 타이포그래피로 제작된 작품이 놓여 있었다.

3개의 층을 구성된 작품은 각기 다른 주제의 단어들로 수놓아져 있었다. 각각의 층은 종가가 판매하는 100% 국내산 김치 제품들, 대상 종가가 받은 김치 관련 인증과 특허 목록, 김치의 글로벌화 위한 대상의 전략 등을 담고 있었다.

재밌는 건 3개 층이 하나로 포개지면 각각의 층 단위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형상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3개의 주제가 모여 나타난 형상은 종가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포장김치 패키지였다. 종가의 과거와 미래, 그 사이를 흐르는 시간 동안 대상이 쌓아 온 기술이 합해져 전 세계 어디에서든 구매할 수 있는 한국의 ‘김치’가 탄생했다는 메시지를 전달받을 수 있었다.

작품을 감상 후 걸음을 옮기자 또 다른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이 작품은 배추, 파, 고추 등 김치에 들어가는 식재료 사진이 투명한 아크릴판 여러 장 위에 새겨져 있는 것이었다.

대상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김치라는 하나의 음식이 얼마나 많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지는지 표현한 것이었다. 또한 여러 장의 아크릴이 겹치는 것은 여러 잎으로 구성되는 배추의 특징과 켜켜이 시간이 쌓이며 깊은 맛이 짙어지는 숙성의 과정을 표현했다.

 

미디어아트 형식으로 구성한 LED존 조형물에서는 대상의 김치가 수출되고 있는 40여 개국의 언어가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사진=청년일보]

▲ 미디어아트 형식으로 구성한 LED존 조형물에서는 대상의 김치가 수출되고 있는 40여 개국의 언어가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사진=청년일보]

◆ 틀을 파괴하는 해체주의…틀을 깬 종가의 도전

 

앞서 언급한 2개의 작품은 ‘김치의 새로운 시대’를 선언한 종가가 이번 팝업을 해체주의를 모티브로 조성한 영향이다.

관계자를 통해 종가가 이번 팝업을 해체주의로 선정했다는 말을 들으며 대상이 김치의 세계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거듭했는지 상상할 수 있었다.
해체주의를 통해 세계인이 가진 정형화된 김치의 이미지를 파괴한다는 것, 이를 계기로 김치를 K-푸드 열풍을 타고 잠시 인기를 끄는 존재가 아니라, 한식을 넘어 모든 문화권 음식과도 조화를 이루는 존재로 구축하겠다는 대상의 비전을 반영했다는 생각에서다.

세계화를 위한 대상의 비전은 포토존으로 조성한 LED존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미디어아트 형식으로 구성한 LED존 조형물에서는 대상의 김치가 수출되고 있는 40여 개국의 언어가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예술이 녹아있는 김치 블라스트에는 영상관과 매거진존도 존재했다. 영상관에서는 ‘호시’가 촬영한 종가의 영상을, 매거진존에는 앰버서더 선정을 기념해 ‘호시’가 패션매거진 ‘보그’와 촬영한 인쇄물을 만나볼 수 있었다.

한국 고유의 전통 음식이 다양한 현대 예술의 모티브가 됐다는 사실에서, 대상이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신선한 도전에 나섰다는 생각을 들었다.

 

미식존에서 제공된 열무김치와 백김치를 활용해 만든 근사한 코스 요리와 김치파우더. [사진=청년일보]

▲ 미식존에서 제공된 열무김치와 백김치를 활용해 만든 근사한 코스 요리와 김치파우더. [사진=청년일보]

◆ 김치의 새로운 변신…김치시즈닝부터 김치케이크까지 

새로운 도전은 종가가 김치를 활용해 개발한 독창적인 음식들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야외에 마련된 미식존에서는 열무김치와 백김치를 활용해 만든 근사한 코스 요리가 제공됐다. 에피타이저부터 후식까지 차례로 종가 백김치 황금타르트, 종가 배추&열무김치 아란치니, 종가 일상꼬치, 종가 김치케이크 등으로 구성됐다.

백김치를 재료로 한 황금타르트는 눈으로도 음식을 먹는 시대에 맞춰, 아름다운 외형을 자랑했다. 대상 관계자에 따르면 황금빛은 김치의 재료들이 수확되는 황금빛 가을을 표현한 것이었다.

이후 먹는 본식 아란치니는 배추김치와 열무김치를 곱게 다져 만든 볶음밥을 기름에 튀겨 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해시브라운과 비엔나소시 등으로 만든 일상꼬치에도 특별함이 숨어 있었다. 기호에 따라 뿌려 먹을 수 있는 종가발효김치파우더와 발효백김치파우더가 바로 그것이었다. 익숙한 믹스커피 형태로 제작된 2종류의 김치파우더는 각각 총각·열무김치와 백김치 국물을 원료로 만든 시즈닝이었다.

시즈닝은 팝업스토어 한정판으로, 김치 재료를 배합해 만든 기존 김치파우더와 달리 김치국물을 그대로 활용해 만들었다. 종가가 직접 담그는 김치에서 발생하는 김치국물을 활용했다. 그 덕에 배추에 양념이 베 흘러나온 김치 특유의 감칠맛을 더욱 살릴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맛본 김치케이크는 팝업스토어 오픈 전부터 화제를 모은 레시피였다. 이질적인 음식 조화에 누리꾼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김치케이크는 김치의 맛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김치로 인해 케이크가 가진 느끼한 맛이 사라져 케이크를 즐기지 않는 이들의 입맛에도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최희영 대상 마케팅실 차장은 “김치 블라스트에 대한 방문객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방문객들에게 제공하는 코스 요리가 몇 시간 안 돼 소진될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코스 요리를 맛보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 별도로 고구마무스 타르트를 준비해 아쉬움을 달래드리고 있다”면서 “많은 분이 공간과 음식을 통해 눈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대상이 선보일 김치의 새로운 시대를 느끼셨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 청년일보=오시내 기자 】